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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슈] '골프 가치 훼손했는데..' 원칙 깨고 징계 감면, 윤이나는 환영받을 수 있을까

‘오구 플레이’에 따른 윤이나의 징계 감면 문제가 뜨겁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지난 8일 이사회에서 윤이나의 출전 정지 기간을 3년에서 1년 6개월로 감면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9월 19일 끝날 예정이었던 윤이나의 징계는 2024년 3월 19일까지로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윤이나의 2024시즌 KLPGA 투어 출전도 가능해졌다.윤이나는 2022년 7월 열린 한국여자오픈에서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공을 치는 오구 플레이를 했다. 1라운드 15번 홀 티샷이 우측으로 밀린 뒤 러프에서 공을 찾아 경기를 진행했는데, 이후 이 공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도 플레이를 이어갔다. 윤이나는 대회 한 달 뒤 이를 자진 신고했다. 이에 그는 8월 대한골프협회(KGA)와 9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로부터 각각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하지만 2023년 9월, KGA가 윤이나의 징계를 3년에서 1년 6개월로 줄였다. 이어 KLPGA도 2024년 징계 감면을 확정했다. KLPGA는 “스폰서 등 골프 관계자, 골프 팬, 회원 등의 입장과 윤이나 선수에 대한 KGA의 징계 감경 등이 고려됐다”라고 밝혔다. 그의 구제를 호소하는 3500건의 탄원을 감안했다고도 덧붙였다. KGA의 감면 배경도 비슷했다. 시선은 곱지 않다. 오구 플레이 자체가 골프의 정신을 훼손한 것인데, 이를 숨기고 늑장 신고했음에도 징계를 감면하는 것은 골프의 ‘공정성’을 위배했다는 지적이다. 2022년 남자골프(KPGA)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아시아드CC부산오픈에서 고의로 오구 플레이를 한 선수가 자격정지 5년에 벌금 5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윤이나의 징계는 이보다 가벼웠는데도 감면까지 받았다.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목소리와 함께, 윤이나의 스타성에 따른 대회 흥행과 스폰서의 이득을 위해 골프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A 경기위원은 “초등학교, 중학교, 주니어 대회에서도 오구 플레이로 심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어린 선수들이 뭘 보고 배우겠나”라면서 “잘못의 책임(징계)은 가볍고 우승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데 누가 골프를 정직하게 치겠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원칙을 깬 KLPGA는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잘 나가던 여자 골프에 찬물을 끼얹은 행위”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의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KLPGA 선수회는 비공개 설문을 통해 윤이나 징계 감면에 대한 의견을 들은 바 있다. 이때 90% 이상이 이를 반대했다. 그러나 KLPGA는 “전체 회원의 입장을 듣고 징계 감면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2022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한 차례 우승을 차지한 윤이나는 호쾌한 장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선수다. 한 번의 잘못된 결정으로 추락했다. 이번 징계 감면이 오히려 그의 스타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원칙을 깬 KLPGA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받았다. 윤이나는 징계 감면 결정 후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골프의 정신과 규칙에 따라 정직하고 성실하게 플레이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2024시즌 복귀하는 윤이나는 환영받을 수 있을까. 윤승재 기자 2024.01.10 06:04
국가대표

금전비리·폭행도 사면 추진 '발각'…홀로 궁지 몰린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KFA)의 '기습 사면' 대상자였던 100명의 징계 사유와 수위가 모두 공개됐다. 알려진 대로 48명은 승부조작이었고, 52명 중에는 금전 비리·폭력으로 인한 영구 제명자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사면 대상자 목록'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지난달 28일 KFA가 사면하기로 발표했던 100명 전원의 징계 내용이 담겨져 있다. 당초 KFA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사회 참석자들도 종이 자료가 아닌 태블릿 PC를 통해서만 간단하게 확인하는데 그치는 등 KFA는 명단 외부 유출을 극도로 꺼렸다. 사면자 100명의 명단 안에 KFA가 이번 사면을 추진한 ‘진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공개된 목록에 사면 대상자에 관한 정보가 100% 드러나있지는 않다. 징계 사유와 징계 내용, 해당 징계를 받은 연도와 징계받은 사람의 성만 공개됐다. 승부조작 영구제명 48명 외에도 무려 17명이 영구제명자였다. 이들은 금전 비리(8명)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5명) 실기테스트 부정행위(4명) 등으로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다. 이들 외에 또다른 14명은 금전 비리 행위 등으로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KFA가 내·외부에서 발생했던 초대형 비리 사건이나 전·현직 임직원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뇌물 심판 비리 사건 등에 연루됐던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려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또 자격정지 5~7년을 받을 정도의 폭행 사범들이나 부정선수, 무자격 지도자 등으로 징계를 받았던 이들에게 KFA가 먼저 사면을 추진하고, 불과 지난해 징계를 받았던 9명이 사면 대상에 오르는 등 사면 대상을 두고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 축구를 뒤흔든 이번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책임을 지는 건 오롯이 정몽규 회장의 몫이다. 지난달 31일 임시 이사회에서 사면 결정이 전면 철회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KFA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이 일괄 사퇴했다. 지도부 사퇴로 이번 사면 논란이 끝날 거라 예상했다면 KFA의 큰 오산이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남은 가운데, 사면 대상자의 징계 사유가 모두 공개되면서 논란의 불씨는 오히려 더 커졌다. 이번 '기습 사면'을 누가 주도했는지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사면을 주도했던 인물이 이번 지도부 사퇴 때 슬그머니 함께 물러나며 '꼬리 자르기'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정몽규 회장이 직접 대중 앞에 나서는 게 모든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달 31일 사면 철회 결정 후 사과문만 낭독하고 추가 커뮤니케이션 없이 퇴장했다. KFA 정관에 따르면 부회장과 이사는 정몽규 회장이 직접 추천해 대의원총회에서 선임해야 한다. 사면 논란이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뜩이나 KFA 조직은 최근 인사이동과 조직개편 등으로 어수선하다. 행정마비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정몽규 회장의 빠른 결단과 수습이 필요한 시점이다.김명석 기자 2023.04.06 06:01
국가대표

사면 대상자 100인 ‘징계사유’ 공개...제명, 무기한 자격정지 31명 있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기습적으로 사면을 추진했던 축구인 100인(팀 3개 포함)에 대한 징계 사유 등이 공개됐다. 그동안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이들에 가려졌던 52명이 언제, 무슨 이유로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에 대해 윤곽이 드러났다.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KFA로부터 승부조작 관련자 48명 외에 금전 비리 행위 등 나머지 52인의 축구인들이 받았던 징계 사유, 징계 내용 등이 담긴 ‘사면 대상자 목록’을 공개했다.하 의원실에 따르면 ‘제명’ 징계를 받고도 사면 대상자에 오른 이들은 모두 65명이다. 이들 가운데 48명은 2011년 승부조작 사건, 8명은 2009·2010·2012년 금전 비리 행위 등, 5명은 2009·2013년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 4명은 2015년 실기테스트 부정행위로 제명 징계를 받고도 이번 사면 대상자에 올랐다.무기한 자격정지를 받았던 14명도 사면 대상에 올랐다. 이들은 2007년과 2009, 2010, 2011, 2017년 금전 비리 행위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 이밖에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으로 2019년 자격정지 7년, 심판에 대한 폭력·폭언으로 2019년 자격정지 5년을 받았던 이들도 이름을 올렸다.징계 사유별로는 ▲승부조작 48명 ▲금전 비리 행위 등 24명 ▲선수·심판에 대한 폭력 6명 ▲실기테스트 부정 행위 4명 ▲심판에 대한 폭력·폭언 3명 ▲기타규정 및 지시사항 위반 3명 ▲선수에 대한 폭력 2명 ▲부정선수 출전(AD카드 도용) 2명이다.여기에 ▲폭언·시설 및 기물파괴 ▲부정선수의 대회참가(팀)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 대회 또는 경기 출전 포기(팀) ▲고의적 경기지연 및 폭력 ▲ 대회 또는 경기출전 포기 ▲경기장 난입, 과도한 판정 항의 ▲등록증 위변조, 무단대여 등(팀) ▲폭언·모욕·위협행위도 포함됐다.하태경 의원실은 특히 “2017년 전·현직 임직원 12명이 부정한 법인카드 사용으로 형사 고발됐는데, 이들 중 4명이 사면 대상자에 오른 것으로 의심된다”며 “2010년에 제명된 사면 대상자 10명도 당시 큰 논란이 됐던 뇌물 심판 비리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또 100인 가운데 선수에 대한 폭력 등으로 자격정지 1년을 받은 6명을 포함해 8명과 한 팀은 불과 지난해 징계를 받고도 곧바로 사면 대상자에 올랐다.하 의원은 "이번 ‘기습 사면 사태’를 통해 축협이 얼마나 폐쇄적인 환경에서 방만한 운영을 해왔는지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앞으로 KFA는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밝혔다.앞서 KFA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카타르 월드컵 16강 자축 및 축구계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던 전·현직 선수와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 축구인 100인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고 기습 발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사흘 만에 전면 철회했고, 4일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부회장단·이사진이 일괄 사퇴했다.김명석 기자 2023.04.05 10:29
축구일반

축구협회의 날치기 사면, 대체 누굴 위한 건가 [IS포커스]

도대체 왜 한 걸까. 지난 28일 대한축구협회(KFA)가 이사회를 열고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을 사면했다. 이 중에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이들도 포함됐다. KFA가 밝힌 이유는 ‘카타르 월드컵 16강 축하’와 ‘축구계 대통합’이다. 대한축구협회장 자격으로 사면했고, 이사회가 동의했다. KFA 공정위 규정 제24조에 대한축구협회장 고유 권한인 사면권이 적시되어 있단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해가 안 간다. 여러 개의 물음표 어느 것도 해소되지 않았다. 먼저 사면 대상자가 대체 누구인가에 대한 부분. KFA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렇게 법리적으로 꼼꼼하게 따지는 KFA는 정작 규정에 대한 대한체육회의 권고는 가볍게 무시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 규정 32조에는 징계 감면 자격을 ‘혐의에 관한 불기소 혹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경우’ 그리고 ‘규정 변경으로 당시 징계 사유가 지금은 아닌 것으로 바뀐 경우’다. 이마저도 징계 당사자가 구제 신청을 해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스포츠공정위 규정을 최근 2년여간 대대적으로 바꿨다. 그러면서 산하 단체들에게 이를 따를 것을 권고했다. 협회장의 직권으로 사면한다? 세상 바뀌었으니 그런 것부터 제발 하지 말라는 권고다. 그런데 대한체육회의 권고는 말 그대로 권고다. 체육회가 사법기관도 아니다. 이번 KFA의 결정을 체육회가 직접적으로 간섭하거나 무효화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KFA는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리는 건 피하겠다면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스포츠공정 규정을 더 타이트하게 죄는 것은 무시하고 있다. 마이웨이다. 28일 사면 발표 후 팬과 미디어의 여론은 성난 파도처럼 몰아치고 있다. 그러자 KFA는 29일 저녁에 홈페이지를 통해 문답 형식의 해명문을 냈다. 오해하지 말란다. 승부조작 사범들이 처음부터 징계가 없던 것처럼 모든 권리가 회복되는 게 아니란다. 이들은 이미 10년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셈이므로 지도자, 심판, 선수관리담당자로 등록할 자격이 없다. 그렇다면 대체 왜 승부조작 징계 선수들을 사면했을까. KFA 이사회 임원 중에는 전직 축구대표팀 선수 혹은 지도자가 10명이 넘으니까 그들이 형제처럼 아끼는 축구계 후배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이게 바로 대통합?물론 그럴 가능성도 없진 않다. 하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이라면 이렇게 큰 리스크를 감수한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런 추측은 할 수 있겠다. 승부조작을 했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지도자, 심판, 선수관리담당자가 아닌 행정직군으로 컴백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렇게 제명 상태에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얻은 사람은 차기 회장선거 때 현 집행부 쪽의 확실한 ‘내 편’이 되어줄 것이므로? 아무 근거가 없다 해도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에 충분한 정황이다. KFA의 이번 사면 결정으로 최고 이득을 본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아마도 사면을 받은 당사자들 100명. 누군지도 모르는 그 사람 중에는 승부조작 외에도 편파판정, 횡령 배임 등의 비위로 인한 징계자도 있을지 모른다. 이들이 면죄부를 받은 배경도 대한체육회가 권고하는 규정에 따르면 정당성이 없다. KFA는 이익을 얻었을까. 글쎄. 과연 이번 결정에 대해 KFA의 현 스폰서들은 박수를 쳤는지 궁금하다. KFA를 후원했다가 애먼 불똥이 튀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정말 그렇다면 말이다. 이번 사면은 축구계 통합이 아니라 소수의 특정 인물들만 좋자고 강행한 ‘날치기’는 아니었을까. 이은경 기자 2023.03.30 13:55
축구일반

KFA, ‘사면’ 100인 명단 공개 불가… “명예훼손 소지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사면 대상자는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던 전·현직 선수와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다. 대상자 중에는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됐던 48명도 포함돼 논란이 됐다. 대중들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사면 배경도 없었다. 또한 KFA는 사면 대상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몇몇 이름만 오르내렸을 뿐 명단은 밝히지 않았는데, KFA는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사면 대상자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곧 징계 혐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이 되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사면 조치 결과 발표 시점도 파장을 일으켰다. KFA는 한국 축구대표팀과 우루과이의 친선전 킥오프 1시간 전, 사면 소식을 알렸다. 대부분의 취재진과 팬들의 관심이 이 경기에 쏠린 틈을 악용해 논란을 줄이려 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KFA는 “KFA는 이사회 성원을 이루기 위하여 가급적 많은 이사가 모일 수 있는 날짜에 이사회를 진행해야 한다. 그동안 매년 서울, 수도권에서 A매치가 개최될 경우 해당 경기장에서 여러 차례 이사회를 개최한 바 있다. 보도자료는 이사회 의결이 이미 이루어진 상태에서 가급적 신속하게 사실을 전달하기 위하여 이사회 직후 배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사면에 관한 KFA의 Q&A.Q : 사면의 취지와 배경은?A : KFA는 올해 창립 9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난해에는 FIFA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 및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달성했습니다. 빛나는 성과를 축하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새 출발을 하는 시점에서, KFA는 축구계 대통합을 위한 조치를 고민해 왔습니다.징계자들에 대한 징계 감경 요청은 축구인들로부터 지난 수년간 계속 있어 왔습니다. KFA는 축구계 대통합을 위해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사면에는 오랜 시간 징계로 자숙하며 충분한 반성이 이루어진 징계 대상자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가 있습니다. Q : 사면 대상자는 어떻게 선정되었나?A : 이번 사면은 공정위원회 규정 제24조에 적시된 대한축구협회장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 행사에 따른 것입니다. 다만, ‘자의적 사면권 행사’가 되지 않도록, 사면 대상을 선정함에 있어서 KFA 공정위원회 규정 제23조의 징계 감경 관련 규정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제명의 경우 징계효력발생일로부터 7년, 무기한 자격정지 또는 무기한 출전 정지의 경우에는 징계효력발생시행일로부터 5년, 유기한 자격정지 또는 출전정지의 경우에는 징계처분 기간의 2분의 1 이상이 각각 경과한 자들을 사면 검토 대상자로 하되, 성폭력이나 성추행과 같은 성 비위 행위자는 제외하고, 승부조작의 경우에도 비위의 정도가 크며 충분한 반성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자 등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하였습니다.Q : 승부조작의 파급성을 고려할 때 이들의 사면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은데?A : 승부조작 행위는 스포츠 정신의 근간을 해하는 범죄적 행위로 관용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동안 KFA에서는 무관용 원칙을 견지하여 왔습니다. 이러한 KFA의 의지는 몇 년전 발생했던 고교 전국대회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하여 KFA의 징계가 부당하다는 1심 패소 판결에 끝까지 항소하여 결국 승소했던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이번 사면 대상자 중 승부조작 가담자 48명은 벌금형과 집행유예형, 그리고 1년 내지 2년의 징역형 등의 형벌을 받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또한 이 중 27명은 2013년 프로연맹에서도 승부조작 가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보고 협회에 징계 감경 건의를 했으나 협회 이사회에서 추인이 거부된 적이 있습니다.KFA는 오랜 고민 끝에 이들이 이미 국가의 처벌을 받았으며, 긴 시간동안 징계를 받으며 많은 반성을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처음 징계 감경 건의가 올라왔던 시점에서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와 달리 이들이 프로축구 현장에서 선수 및 지도자로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다만, 이들에게 한국축구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다시 한 번 주기로 한 결정을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들은 이번 사면 기준인 제명의 경우 징계효력 발생일로부터 7년 부분 요건을 충족했습니다. KFA에서는 혹시라도 이번 사면으로 승부조작에 대한 기본 입장이 조금이라도 변경됐다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예의주시할 것입니다. 모든 축구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승부조작에 관한 예방과 감독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철저히 할 것입니다.Q : 사면 대상자가 지도자, 심판, 임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가능한가?A : KFA의 이번 징계 사면으로 제명 또는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자들의 경우에는 원 징계개시일로부터 이번 사면 확정일까지 유기한 자격정지로 변경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합니다. 유기한 자격정지 징계자들의 경우에는 이번 사면 확정일을 기준으로 징계가 종료됩니다. 처음부터 징계가 없었던 것처럼 모든 권리가 회복되는 '복권'이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이에 따라 아래 KFA 등록규정 및 대한체육회 규정에 의거하여 이번 사면 조치에도 불구하고 승부조작 징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제한을 받게 됩니다.Q : 징계 사면의 효력 발생 시점은?A : 대한체육회에 사면 결과에 대한 보고 후 당사자들에게 개별 통지함과 동시에 사면의 효력이 발생될 예정입니다.Q : 우루과이전 경기 당일에 경기 직전 기습 발표한 것은 의도된 것인가?A : KFA는 이사회 성원을 이루기 위하여 가급적 많은 이사들이 모일 수 있는 날짜에 이사회를 진행해야 합니다. 그동안 매년 서울, 수도권에서 A매치가 개최될 경우 해당 경기장에서 여러 차례 이사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보도자료는 이사회 의결이 이미 이루어진 상태에서 가급적 신속하게 사실을 전달하기 위하여 이사회 직후 배포를 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우루과이전 경기 시작 전에 전달이 된 점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Q : 사면 대상자 전체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불가능한가?A : KFA는 공정위원회 결과를 공표할 때 징계 대상자 명단을 일반에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면 대상자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곧 징계 혐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이 되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습니다.김희웅 기자 2023.03.30 07:49
프로축구

'승부조작' 제명 선수까지…축구인 100명 '징계 사면' 논란

대한축구협회(KFA)가 징계 중이던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절반가량은 한국축구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 가담자들이다. 당시 "암적 존재는 도려내야 한다"며 고개를 숙였던 프로축구연맹 총재는 정몽규 현 KFA 회장이다.KFA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사면 대상자는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던 전·현직 선수와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다. 특히 대상자 중에는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됐던 48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축구팬들의 공분을 샀다.KFA에 따르면 이번 사면 검토 대상자는 ▲제명 징계를 받았을 경우 징계효력 발생일로부터 7년 ▲무기한 자격정지 또는 무기한 출전 정지의 경우 징계효력 발생일로부터 5년 ▲유기한 자격정지 또는 출전 정지자는 징계처분 기간의 절반 이상 경과한 자들이다.KFA 측은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고 밝혔다.이어 "성폭력·성추행에 연루된 사람은 제외했고, 승부조작의 경우에도 비위의 정도가 큰 사람은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면서 "이번 사면이 승부조작에 대한 협회의 기본 입장이 달라진 것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모든 경기에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과 감독을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문제는 다른 비위 행위자들은 물론 지난 2011년 전·현직 국가대표를 포함한 선수들이 연루돼 축구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승부조작 가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같은 내용을 우루과이와 평가전 선발 라인업이 공개되기 직전에 발표한 건, 관심도가 높은 국가대표팀 선발 명단 등에 가리기 위한 KFA의 꼼수 아니냐는 의혹도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뒤 "제 살을 깎는 듯한 아픔이 있더라도 축구의 기본정신을 저해하는 암적 존재는 도려내야 한다"며 "어설픈 미봉책으로는 나머지 대부분의 정직한 선수들까지 매도하고 오염시키는 등 더 큰 화를 불러올 뿐"이라고 사과한 건 정몽규 당시 프로축구연맹 총재였다. 공교롭게도 '암적 존재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 역시 이제는 KFA의 수장인 정몽규 회장이다.김명석 기자 2023.03.29 07:01
야구

두산, 정현욱·권기영 자격정지 요청…토토·사행성 사이트 이용

두산이 퓨처스(2군) 소속 투수 정현욱(22)과 포수 권기영(22)을 자격정지선수로 지정해줄 것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13일 요청했다. 두산은 "최근 개인적인 채무 문제가 불거진 소속 선수 정현욱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스포츠 토토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어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선수 권기영이 사행성 사이트에 접속한 사실도 확인했다. 구단은 "정현욱과 면담 직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경위서를 제출했다. 권기영에 대한 경위서도 추가 제출했다"고 밝혔다. 향후 KBO와 수사 당국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도 전했다. 이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수단 교육과 관리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현욱은 2019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은 입단 3년 차 투수다. 권기영은 지난해 5월 SK와 단행한 2대2 트레이드로 영입한 포수다. 프로 팀에 소속된 현역 선수는 합법 스포츠토토도 할 수 없다. 국민체육진흥법 30조(체육진흥투표권의 구매 제한 등) 2항에는 '체육진흥투표권 발행 대상 운동경기의 선수ㆍ감독ㆍ코치ㆍ심판 및 경기단체의 임직원은 체육진흥투표권을 구매ㆍ알선하거나 양도받아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KBO 야구규약 제146조 6항도 '불법 스포츠 도박 운영 및 이용행위 등 국민체육진흥법상 금지 또는 제한되는 행위를 하면 KBO 총재는 부정행위 제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제14장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도박'은 징계 사유다. 1회 위반 시 출장 정지 50경기 이상·제재금 500만원·봉사활동 120시간의 처벌을 받는다. 안희수 기자 2021.01.13 17:32
축구

[단독]'아동 폭행' 축구 감독, 자격정지 중 활동 정황…스포츠윤리센터 조사 착수

'아동 폭행'을 저지른 유소년 축구 감독 A가 자격정지 기간 중 활동한 정황이 포착돼 스포츠윤리센터가 조사에 착수했다. A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으로 2019년 형사처벌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는 그해 4월 공정위원회를 열고 A에게 자격정지 1년 6개월 징계를 확정했다. 공정위원회 규정상 선수에 대한 폭력은 자격정지 1년 이상부터 제명까지다. 피해자 측은 징계가 약하다는 이유로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대한체육회는 재심을 기각했다. 이후 피해자 측은 A가 자격정지 기간 중 활동한 것을 파악했다. 2020년 3월 A가 지도하는 클럽의 훈련일정 계획표에 담당 지도자로 A의 이름이 표기돼 있었다. 2019년 7월 공식경기에는 A가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후반 A는 교체 투입을 앞둔 선수 한 명의 허리를 감싼 채 사이드라인 바로 앞까지 함께 왔다. 이후 그는 팀 벤치로 걸어갔다. 이 모습이 영상으로 찍혔다. 공정위원회 규정 중 자격정지를 보면 '일정 기간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정지하며, 해당 기간 등록이 불가 됨(팀 벤치·선수대기실·본부석 등 경기장 시설 내 입장 금지)'이라고 나와 있다. 또 '자격정지의 경우 달리 명시하지 않는 한 지도자·선수·임원·심판·중개인 등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의 정지를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인원의 한계도 있고, 매번 지켜볼 수도 없다. 일선의 학생, 선수, 학부모 등의 신고가 없으면 사실상 관리와 감독이 힘들다. 대회가 아닌 훈련에서 얼마만큼 개입하고 이런 것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격정지 중 활동이 적발되면 추가징계가 불가피하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 '징계 중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 금지 및 관련 주의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17개 시·도협회 및 일선 등록 팀에 공문을 보냈다. '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의 징계유형별 징계기준에서는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벤치 착석 및 경기장 외 지시행위 포함)를 금지한다. 이를 위반한 지도자는 자격정지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계에 처할 수 있으며, 무자격 지도자의 지도행위를 받은 선수에게도 징계가 내려질 수 있으니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 역시 "자격정지는 대한체육회가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대회, 제도권 내에서 제재가 가능하지만 사설 클럽 지도 등의 부분은 제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축구협회에서 먼저 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7월 A에 대한 조사를 한 번 실시했다. 아직 추가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A의 자격정지는 지난 10월로 끝났고, 축구협회에 다시 지도자로 등록한 상태다. 축구협회는 "A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어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가 끝나지 않아 아직 공정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았다. 다음에 이 건에 대한 공정위원회가 열릴 수 있다. 전체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조사 중이라 다른 답변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A는 본지와 통화에서 "나는 자격정지 기간 중 활동한 적이 없다. 허위사실이다. 감독으로 지도하지 않았다. 개인으로 하는 사설 축구팀이다. 애들을 가르치는 건 우리 팀 지도자가 한다. 나는 경영하는 상황이다. 다 버리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 축구협회에서 회사 출근도 하지 말라고 해서 그렇게까지 했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영상에 포착된 장면에 대해서는 "경기장에 간 것은 맞다. 사실 경기장에 들어가면 안 되는 걸 몰랐다. (규정 위반) 이것만 가지고 말하면 나는 할 말이 없는 거다. 그렇지만 아들 같은 아이들이고, 격려 차 그렇게 한 것이다. 이 부분을 왜곡해서 본다면 왜곡된 시선이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측은 지난 9월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체육인지원센터 신고 기능을 통합해 체육계로부터 독립적인 지위에서 스포츠계 인권 침해와 비리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8월 출범했다. 축구협회는 "스포츠윤리센터가 이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요청한 자료를 다 보내줬다"고 밝혔다. 최용재·김희선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1.27 06:00
축구

[단독]배정 조작의 '주체' 축구심판, 버젓이 활동 중이다

2020년 초부터 한국 프로축구 K리그에서 숱한 오심 논란이 일어났다. 올해는 K리그 심판 운영 주체가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에서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로 바뀐 첫해다. 축구협회는 오심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해명했지만, 이후 논란이 더욱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예고된 오심. 본지가 심판 문제를 심층 취재하면서 다다른 결론이다. 축구계 일부에서는 축구협회 심판 고위급의 '특정 심판 감싸기'가 잇따른 오심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팀을 봐주는 오심이 아니라, 특정 심판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일간스포츠는 이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취재에 들어갔다. 수많은 제보자를 만났고, 심판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특정 심판 감싸기'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장면들이 보였다. 잇단 오심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였다. 본지는 4회에 걸쳐 심판계의 구조적 문제를 심층 보도한다. ◈심판 배정 조작하고도 경징계 2017년 중·후반, 한 지역의 고등리그에서 심판 배정 조작 사건이 터졌다. 이 지역 축구협회 전무이사 A는 2급 이상 심판을 배정해야 하는 고등리그에 3급 이하 심판을 배정했다. 실제 경기에 3급 이하 심판을 투입했고, 배정 기록에는 2급 심판 이름을 넣었다. 한 경기가 아니라 수차례 심판 배정을 조작했다. 원래 배정을 담당하던 심판이사는 공석이었다. 때문에 전무이사였던 A가 심판 배정과 승인을 주도했다. 이 건으로 A는 축구협회 공정위원회(공정위)로부터 벌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A는 전무이사직을 내려놨다. 하지만 A는 여전히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 시즌 최상위 리그인 K리그1(1부리그)에 있다. 심판계 일부에서 "말도 안 되는 징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판 자격정지도 같이 받았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윤리강령을 준수하지 건 않은 축구협회 정관 위반이다. 심판으로서 권위와 품위 및 도덕성을 유지할 의무도 저버렸다. 직권남용에 해당할 여지도 있다. 공정위 규정을 보면 심판의 명예실추는 최소 자격정지 1년 이상부터 최대 제명, 직권남용 역시 자격정지 1년 이상부터 제명이다. A는 경징계인 벌금 300만원만 받고 심판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공정위에 나온 최소한의 징계도 받지 않은 셈이다. A에 대한 자격정지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에 축구협회는 "심판 문제가 아니라 행정적인 문제였다. 행정적 업무로 인해 전무이사에서 물러났고, 벌금이 부과됐다. 문제가 있었지만,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심판으로서 징계는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직 심판이 심판 배정을 조작했는데도 축구협회는 눈을 감았다. 축구협회의 해명대로 행정직과 심판직을 구분해서 징계했다고 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공정위 규정에 따르면 협회, 시도협회 연맹 임원이 명예실추, 혹은 직권남용을 저지르면 최소 자격정지 1년부터 최대 제명까지 할 수 있다. 자격정지란 '일정 기간 구성원의 자격을 정지하며, 해당 기간 등록 불가'를 뜻한다. 달리 명시하지 않는 한 지도자, 선수, 임원, 심판, 중개인 등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의 정지를 의미한다. 행정가로서 규정대로 징계를 받았다면 최소 자격정지 1년을 받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심판 활동도 할 수 없다. 원창호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A가 행정적 책임을 진 걸로 안다. 자격정지가 내려졌다면 심판 생활을 못 했을 것이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관련된 행정 책임자들이 책임졌다. 법률가들이 있는 공정위가 전후 사정을 보고 판단했다고 본다. (적절한 징계인지에 대한 논란은)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답했다.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원창호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비슷한 시기 다른 지역의 한 전무이사 B도 A와 유사한 사례로 같은 징계를 받았다. 조작한 경기 횟수는 A가 더 많았다. 둘에게는 똑같은 징계가 내려졌다. A는 현역 심판, B는 심판에서 은퇴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B의 조작 경기수가 A보다 적다"고 인정하면서 "A는 수급 문제가 있어서(뛸 심판이 모자라서) 그랬고, B는 그런 상황이 아닌데 부탁을 받고 한 거라서 동일하게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의 말 바꾸기와 이중잣대 A심판 사건에 대한 축구협회에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축구협회가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 축구협회는 "당시 A는 전무이사로 심판이사가 배정한 것을 승인만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창호 위원장도 "그 지역 심판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3급 심판을 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잘못된 거다. (A가 배정과 승인을 모두 한 것에 대해) 그 내용은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본지는 A가 심판을 직접 배정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 축구협회에 다시 물었다. A는 배정과 승인을 모두 책임진 '주체'였다. 사실관계를 A에게 직접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축구협회는 "A에게 확인해줄 수 없다. 공정위에 확인했다. 그때는 심판이사가 없었으니 A가 전무이사 자격으로 심판을 배정하고, 승인했다"고 인정했다. 올해 초 축구협회는 A를 VAR(비디오판독) 보조강사로 선임했다. 현행 심판규정에 없는 새로운 자리다. 게다가 VAR 강사로 주심이 아닌 부심이 발탁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징계 이력 문제가 제기되자 축구협회는 A 선임을 취소하고, 다른 사람을 선발했다. 축구협회는 "VAR 강사를 보조하는 스태프다. 주심 중에 적절한 사람이 없었다"며 A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취소 이유에 대해 원창호 위원장은 "A가 과거 벌금을 부과받았던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국제심판이라 교육도 많이 받았고, 행정 경험이 있어서 할 수 있을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내 판단 착오였다. 이의제기가 들어왔는데, 틀린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규정상 문제는 없지만, 강사는 사람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도의적으로 봤을 때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심판은 VAR 강사 이상으로 도덕성이 중요한 자리다. 강사를 할 수 없는 사람이 심판을 하는 걸 축구인과 팬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 원창호 위원장은 "어쩔 수 없다. A는 자격정지를 받지 않았다. 과거 징계를 받은 걸로 심판을 자르는 건(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10.22 06:01
야구

MLB 개막, 관전 포인트 세 가지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00만 명에 육박한 가운데 메이저리그가 개막한다. 그 어느 해보다 변수가 많은 시즌이다. 2020 메이저리그는 팀당 60경기만 소화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연봉 지급 방식을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고, 결국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사무국 커미셔너의 직권으로 조정이 이뤄졌다. 경기만 줄어든 게 아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30개 구단의 이동 범위를 최소화했다. 정규리그는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를 가리지 않고 같은 지구(동부·중부·서부) 소속 사이 대결만 펼쳐진다.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는 같은 지구(AL 동부) 소속 4팀(볼티모어, 뉴욕 양키스, 보스턴, 탬파베이)와 각 10경기씩 소화한다. 또 NL 동부 소속 4팀(애틀란타, 워싱턴, 마이애미, 뉴욕 메츠)과 남은 20경기를 치른다. 류현진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의 맞대결은 정규시즌에 볼 수 없다.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야구 해설가 대니얼 김은 "지구 사이 전력 격차가 있다. 동부는 2019시즌 승률 5할 이상 기록한 팀이 7팀이나 된다. 반면 중부는 AL, NL 모두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다"고 짚었다. 이어 "한 경기 승패가 정상적인 시즌의 3배 수준의 영향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된다. 개막 초반에 뒤처지는 팀은 흐름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다. 의외의 팀이 순위 맨 위에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팀 사이 대결이 많은 팀은 승률 관리가 어렵다. 개인 기록도 마찬가지다. 페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30구단 감독은 선수 기용을 두고 기민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부상은 시즌아웃이나 다름없다. 이밖에 내셔널리그의 지명 타자 제도, 무제한 연장전 대신 승부치기도 도입된다. 벤치 클리어링도 볼 수 없다. 신체 접촉을 막기 위해 엄격히 금지된다. 감독과 심판 사이 거리도 1.8m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이적한 스타 플레이어의 행보도 주목된다. 휴스턴에서 뉴욕 양키스로 옮긴 개릿 콜은 통산 7시즌·192경기·94승 52패·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한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다. 지난해 12월 기간 9년, 총액 3억 24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던 양키스 선발진에 무게감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월드시리즈에서만 4승을 거두며 샌프란시스코의 전성기를 이끌던 정상급 좌완 매디슨 범가너도 새 출발 한다. 11시즌 동안 몸 담던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지구 경쟁 팀 애리조나와 FA 계약을 했다. 그의 오라클 파크(샌프란시스코 홈구장) 방문도 흥미 거리다. 세 번째 관전 포인트는 휴스턴의 행보다. 휴스턴은 2017시즌 외야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상대 팀 사인을 간파한 뒤 쓰레기통이나 휘슬을 이용해 타자에게 구종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사인 훔치기를 했다. 내부자에 의해 이 사실이 폭로됐다. 조사를 마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단장과 감독에 무보수 자격정지 제재를 내렸고, 2020~2021년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도 박탈했다. 벌금 500만 달러도 부과했다. 제프 르나우 단장, A.J 힌치 감독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역 시절 이와 같은 행위를 주도한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도 물러났다. 몇몇 선수들이 휴스턴의 행위를 비난했고, 피해를 본 팀 소속 투수가 2020시즌에 보복구를 던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휴스턴은 최근 3시즌 중 2번 월드시리즈에 오른 팀이다. 실력을 입증해야 그나마 비난을 줄일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0.07.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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